일본 대기업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의 쌍두마차라면 산토리 & 에비수를 꼽을 수 있다.
산토리는 기린, 아사히, 삿포로와 함께 일본 4대 맥주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에비수는 독립적인 회사가 아니라 삿포로 맥주의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에 해당한다.
따라서 Sapprobeer.jp 사이트에 방문하면 에비수 맥주에 대한 정보 또한 얻을 수 있다.
에비수 맥주는 2017년 쯤에야 국내에 정식수입 되어져 지금도 마트에서 편하게 찾을 수 있다.
사실 도쿄 중심부에 양조장이 위치하여있고 박물관도 잘 꾸며 놓은 덕에 여행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처럼 되었기에,
정식 수입되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꽤 인지도 있는 맥주 브랜드가 YEBISU 였다.
2017년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왜 우리나라에 에비수가 정식수입 안되냐?' 라는 말을 했었다.
에비수의 메인 맥주는 금색캔의 라거맥주로 국내에는 현재 해당 금색 라거 맥주만 수입되어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 여행이나 에비수 박물관 방문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에비수 = 금색캔 제품만 인지하게 되지만,
사실 일본 현지에서는 YEBISU 맥주는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오늘 글의 주제는 그런 YEBISU 의 다양한 라인업을 살펴보는 것이다.
금색 캔 다음의 에비수 맥주의 2인자를 꼽는다면 에비수 블랙 라거가 될 거라 본다.
대기업에서는 보통 Golden Lager 와 Black Lager 를 함께 취급하는 편이다. 당연히 메인은 금색 라거 차지이지만,
블랙 라거 또한 꾸준히 출시되는 제품군이다. 에비수는 기본적으로 독일식 맥주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나왔기 때문에
에비수 블랙 라거 또한 독일식 슈바르츠비어(Schwarzbier) 계통으로 분류하는 곳들이 많은 편이다.
만두집에서 고기만두 팔 때, 김치만두도 같이 파는 격이라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라 희귀한 것이지
맥주 자체로는 엄청 특색있는 제품이라고는 볼 수 없다. 무난무난한 검정색 라거다.
금색라거와 블랙라거 사이의 색인 엠버(Amber)라거 또한 에비수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코하쿠(Kohaku)라고도 부르며, 현재 정식 명칭은 Premium Amber 인 제품이 있다.
상시출시 제품은 아니고 가을-겨울 시즌제품으로 출시되는 맥주이며,
서늘하고 추운 계절에 맞게 카라멜 맥아에 의한 단맛과 바디감의 상승 및 영롱한 붉은 빛이 매력적인 제품이다.
2006년부터 출시된 제품으로 이미 20년 전통(?)의 맥주이며, 살찐돼지 맥주 광장 블로그에는 2011년에 시음기를 작성했다.
3인자는 YEBISU Premium Ale 이다.
에비수가 취급하는 기본 맥주 3대장 가운데 유일한 에일로, 정면 라벨에도 Ale 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일본 4대 대기업들 모두 대략 2010년대 중반부터 기본의 라거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맥주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파란 캔의 Premium Ale 은 2019년 2월에 출시되었으니 비교적 최신작이라 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에일스타일인지 정보가 없으나, 에비수의 메인 라인업 Ale 임을 감안하면,
대중이 즐길 수 있을 법한 골든 에일-페일 에일의 중간지점에 있는 제품으로 느껴졌다. - 시음기 링크 -
Sapprobeer.jp 의 YEBISU 맥주 소개에서는 금색 라거 다음으로 정렬되어있고,
라거-에일이라는 대비도 되기에 브랜드 내에서는 2인자 맥주로 밀어주려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해당 제품들은 예전에는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단종된 라인업 제품들이다. 현재 에비수 웹 사이트에는 기록도 안 남아있다.
사실 위의 제품들보다 더 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졌지만 하나하나 다 소개하는 것은 무리이니 네 개만 추려봤다.
왼쪽부터 설명하면
홉을 더 강조하여 정통 필스너에 가깝게 설계한 The Hop
여름 시즌으로 나왔던 하늘색 캔의 Summer Ale
Silk 라고도 불린 적이 있는 흰색 캔의 밀맥주
산토리 마스터스 드림과 같은 컨셉으로 기존 금색 라거의 강화판 Meister
YEBISU 에서는 뭔가 난잡하게 명확한 시리즈 없이 출시되는 신제품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제품군을 신설하게 되는데, 'Creative Brew' 우리말로 창의적인 양조라는 명칭의 시리즈로,
New Origin 이라는 이름의 맥주를 2023년 2월에 출시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Sapprobeer.jp 의 에비수 맥주 목록을 살펴보면 앞서 이야기한 3대장 기본 맥주들과
현재 출시되어 판매중인 'Creative Brew' 제품들의 카드섹션만 있어서 단촐해 보일 수 있지만,
에비수 메인 브랜드 사이트에 들어가서 'Creative Brew' 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숨겨진게 많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삿포로 맥주에 입사하고 독일 브루마스터 유학을 다녀온 아치케케라는 분이 메인으로
새로운 제품의 컨셉 개발 및 연구에 힘쓰는 브랜드가 'Creative Brew' 이다.
#01 에 해당하는 맥주는 New Origin 이라는 제품으로 1890년 에비수 맥주가 처음 발매되었을 때,
사용한 홉 품종과 양조 기법을 재현한 제품으로 2023년 2월에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2026년 8월 현재까지 #16 까지의 제품들이 출시되었으며,
추가로 #에 포함되지 않은 'Creative Brew' 라는 이름을 가진 맥주가 3개가 더 있다.
따라서 다음 제품이 나오면 'Creative Brew' 의 20번째 제품이 된다.
-크리에이티브 브루 링크- 를 클릭 후 스크롤을 내리면 해당 제품에 대한 설명들을 더 볼 수가 있고,
한시적으로만 판매하고 끝나기 때문에 2026년 8월 현재는 #18과 #19만 구할 수 있다.
오늘 글에서는 19개 가운데 인상 깊은 제품에 대한 설명을 몇 개만 해보도록 하겠다.
2024년 9월에 출시된 #5에 해당하는 Smoked Ibushi 라는 제품.
양보다는 질, 좋은 맥주를 천천히 즐기게 하고 싶다는 컨셉으로 나왔으며,
가을과 겨울에 어울리는 감칠맛과 차분함을 주는 맥주라는 설명이다.
너도밤나무로 훈연한 맥아를 일부 사용하여 스모키함을 살린 맥주 컨셉이며,
독일 밤베르크의 전통 라거 맥주인 라우흐비어(Rauchbier)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일 라우흐비어의 어두운 갈색까지는 참고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슐렌케를라 라우흐비어 헬레스와 흡사할 것으로 생각되며,
혹은 금색+훈연 맥주라는 점에서는 폴란드의 Grodziskie 와 비슷한 면도 있다고 본다.
본래 YEBISU Brewery Tokyo 에서 한정으로 제공되던 상품을
'Creative Brew' 라는 이름 하에 전국 유통시킨 케이스라고 하며,
삿포로 130여년 역사에서 훈연 맥아를 사용한 맥주는 이번이 처음이라 밝히고 있다.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소규모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도 섣불리 다루지 못하는 타입이 훈연 맥주
라우흐비어 타입인데, YEBISU 브랜드에서 한시적이더라도 다룬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2025년 9월에 출시된 #9에 해당하는 Wakana 라는 이름의 맥주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홉 품종들로만 100% 만들어낸 맥주라는 컨셉이다.
사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맥주의 원재료인 홉(Hop)이 자라날 수 있는 기후이긴 하다. 북반구 기준 북위 40도 근처.
다만 맥주에 사용될 만큼의 상품성이나 경제성이 외국 홉들을 쓰는 것에 비해서 떨어지기에,
직접 재배해서 쓰기보다는 외산 홉을 수입하여 사용하는 양조장이 98% 정도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80년대 이전 홉을 재배하여 맥주 양조에 사용했던 기록이 있고,
일본은 삿포로 양조장의 본거지인 북해도가 홉을 재배하기 좋은 지역이다.
나중에 삿포로 양조장의 라인업을 다루는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삿포로가 일본 자국 홉 품종을 알리는데 있어 진심이다.
1910년부터 일본에서 재배된 고유품종이라 불리는 '신쥬 조생' 홉, 새로운 계승자 홉이라는 '리틀 스타' 홉
에비수가 말하길 세계를 놀라게 할 신성 홉이라는 '후라노 매지컬' 까지 세개의 품종으로 맛을 낸 맥주가 Wakana 이다.
한국으로 대입하면 OB나 하이트, 롯데가 옛 대관령에 심어지던 홉 품종을 유지-개발해서
외산 홉 없이 그것들로만 만들어낸 맥주의 컨셉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2025년 4월 출시된 #8에 해당하는 맥주인 Mariage Blanc 이라는 제품은
마리아주라는 이름에서 부터 예상되는 것 처럼, 일본 굴지의 일류 호텔 셰프와 콜라보로 만든 제품으로,
음식과의 페어링을 염두에 두고, 출시 당시 다가오는 초여름에 어울리는 맥주를 생각하며 만든 기획이다.
Blanc 이라는 이름은 여러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데,
우선 해당 맥주에 사용된 홉은 뉴질랜드의 Nelson Sauvin 품종으로
특유의 백포도와 같은 풍미가 넬슨지역의 소비뇽 블랑(Blanc)을 상상하게 해서
Nelson Sauvin 으로 불리며, 해당 홉은 크래프트 맥주계에서도 워낙 유명한 홉이기에
크래프트 맥주 세계의 트렌디한 IPA 를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더불어 해당 맥주는 밀맥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프랑스 및 벨기에 지역에서는 밀맥주를
Blanc 이라고도 부르는데 (1664 Blanc 이 유명하다), Mariage Blanc, 어떤 느낌인지 바로 감이 올 것이다.
밀맥주에 향긋하고 새콤한 홉의 터치라는 조합은 수제맥주 시장에서도 매우 대중성이 검증된 타입이다.
참고로 앞서 설명한 훈연 맥주는 반대로 호불호가 매우 심해서 대중성을 생각하고 만들 타입이 완전 아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8 Mariage Blanc 은 그리 Creative 한 제품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기업 브랜드에서 수제맥주를 슬쩍 건드릴 때 가장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고 본다.
일류 호텔 셰프와의 콜라보, 불어를 사용한 점, 우아한 라벨 디자인 요소 등등 빠지는게 없다.
아마 해당 제품은 개인적으로 향후 정식 출시를 염두에 두고 출시해 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에비수는 2024년 2월에 #3으로 'Citrus Blanc' 이라는 레몬그라스를 넣은 밀맥주를 출시한 적도 있다.

이외에도 Yebisu 지역의 재즈 클럽과 콜라보해서 재즈쿼텟을 생각하며 4가지 맥아를 섞은 맥주라던가,
죠죠의 기묘한 모험으로 유명한 만화가 아라키 히로히코와 협업한 맥주,
일본의 천연 염색을 연구하는 BUAISOU 콜라보 및 염색 공정 체험도 곁들인 맥주 등등등
향후 더 기발하고 희한한 컨셉의 맥주들이 Creative Brew 시리즈 하에서 나올 거라 예상된다.
따라서 일본 여행 시, 지금은 YEBISU 의 어떤 맥주가 나와있는지 확인하고 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