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발효주다.
발효주는 효모(Yeast)가 발효하여 알코올을 만드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고,
기본적으로 발효시간 + 저온에서 맛이 자리잡히는 숙성시간을 필요로한다.
라거에 비해 짧게 걸리는 에일맥주만 하더라도 발효에 7일 숙성 2주는 최소 잡아야 안정적인 맥주가 나온다.
맥주 쪽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Grain To Glass 가 있다. 사실 이 용어는 맥주에만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우리말로 풀어보면 곡물로부터 양조하여 발효-숙성이 끝나 한 잔의 마시는 술까지 걸리는 시간 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맥주는 오늘 만들어서 오늘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주류가 아니다.
맥주를 공장에서 맥주를 생산한다면 필수적으로 발효-숙성조에서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고,
한 번 만들 때 많은 양을 만들어 놓으면 후에 많은 양의 맥주를 확보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A 공장은 한 번 양조시 500L 를 만드는 시설이 있고 B 공장은 50,000L 를 만든다고 한다면,
당일 공정에서 몇 시간 정도 시간은 더 소요될 수 있으나 B 공장이 한 번 양조하는 물량이 많으니
같은 타입의 맥주를 만든다면 생산량의 차이만 있을 뿐, Grain To Glass 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맥주 양조장은 장치 산업이고 추가로 증설하지 않는한, 고정된 설비 사이즈가 생산량과 직결된다.
일주일에 다섯 번 양조 한다고 가정하면 A 공장은 일주일에 2,500L 를 생산하고 B공장은 25,000 L 만든다.
물론 A 양조장이 직원들을 혹사시키면 일주일에 열 번 스무 번 양조도 가능하기는 하다.
(혹사시켜 만든 맥주를 보관할 발효-숙성탱크만 넉넉하다면..)
아무튼 단순히 생산량만 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닌데, 완성된 맥주가 캔-병-케그 등으로
패키징 후 출고되어 판매가 잘 되어야 다음 맥주 양조를 기약할 수 있다.
전혀 판매가 되지 않는데, 양조를 계속하여 패키징 후 시장에 무한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쯤되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로, 잘 팔리는 맥주를 만들어야 양조장이 풀캐파로 돌아가서
큰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된다는 부분이다. 특히나 투자한 자금이나 설비가 큰 대형 양조장일 수록
양조장을 돌리지 않고 놀리고 있다는 것은 더 큰 손실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규모가 큰 양조장일 수록 주력으로 생산하는 맥주 타입은 시장에서 검증된 스타일일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 가장 검증된 맥주 스타일이라면 그 누가 고르더라도
페일 라거(Pale Lager) - 라이트라거(Light Lager)를 꼽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맥주교육원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기본재 맥주와 특수재 맥주라는 개념이 있는데,
대기업의 금색 라거인 페일 라거는 기본재 맥주의 가장 대표적인 타입이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