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의 맥주 SSUL] No.001 Chouffee IPA (Belgian IPA)

E202608031917275bcgp8272ta7v2tapo641vesgm147021.jpg 

 

Brasserie d'Achouffe 는 1982년 설립된 벨기에 양조장이며, 2006년에 벨기에 맥주의 대중화를 이끄는

Duvel Moortgat 에 인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참고로 마트에 있는 악마의 맥주 Duvel 만드는 곳이 인수한게 맞다.

 

Brasserie d'Achouffe 의 대표적인 맥주는 단연 벨기에식 블론드-골든 에일인 라 쇼페 (La Chouffe, 8.0 abv%)이며,

다른 상품들로는 Brown(Bruin)에 해당하는 맥 쇼페(Mc Chouffe)나 겨울 맥주 나이스 쇼페(N'ice Chouffe) 등이 있다.

상시로 국내에 수입되는 라 쇼페에 비해 맥 쇼페 등은 드문드문 국내에 들어오기에 있다 없다 한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맥주는 Chouffee IPA 라는 제품이다. 2006년에 처음 선보여진 나름 20년 전통(?)의 맥주로,

사실 예전 이름은 Houblon Chouffe 였기에 개인적으로 해당이름으로 더 익숙한데 근래 Chouffe IPA 로 바뀐 모양이다.

 

 

E202608031926395bcgp8272ta7v2tapo641vesgm634028.png 

 

 

 

Houblon 은 홉의 학명인 후물루스 루풀루스(Humulus Lupulus)에서 따온 것으로 예상되며,

사실 맥주 좀 꽤 아는 사람이어야 그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는 명칭이었기에 그걸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예전 라벨을 보면 여기저기에 '이 맥주는 IPA' 입니다라는 것을 적어놓음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예 이름이 Chouffe IPA 로 바꿔버렸기에 홉이 강조된 IPA 임을 혼동할 필요는 없지만,

이게 또 그냥 IPA 는 아닌 Belgian IPA 이기에 추가적인 설명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타입이다.

 

E202608031932295bcgp8272ta7v2tapo641vesgm434568.png 

 

Belgian IPA 타입은 벨기에 수도원 계통 맥주인 트리펠 or 골든 스트롱 에일에 홉을 많이 첨가한 타입을 이른다.

즉, Westmalle Tripel 같은 맥주나 Duvel, Delirium Tremens 와 같은 맥주에서 홉을 강조한 스타일이다.

 

전통적인 벨기에식 맥주들은 요즘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들처럼 홉의 풍미를 강조한 제품들이 드문 편이다.

홉의 쓴맛도 살리는 편은 아니며 대체로 벨기에 효모의 발효 풍미가 맥아의 성질 or 부재료와 어울러지는게 많다.

 

전통 맥주들이야 그렇다지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으로 벨기에 맥주 양조장들도 홉이 강조된 맥주들을

하나 둘씩 출시하게 되는데, 기존의 골든 에일류에 홉을 많이 넣어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게 된다.

 

E202608031940505bcgp8272ta7v2tapo641vesgm239432.png 

 

당장 Brasserie d'Achouffe 의 모회사인 Duvel 만 하더라도 Duvel Tripel Hop 과 같은 홉을 강조한 Belgian IPA 를,

 

E202608031942215bcgp8272ta7v2tapo641vesgm929534.jpg 

 

델리리움에서도 델리리움 아르겐툼이라는 Begian IPA 를 지향하는 맥주를,

 

 

E202608031944105bcgp8272ta7v2tapo641vesgm337020.png 

 

 

구덴 카롤루스에서도 홉신유어라는 Belgian IPA 타입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 듀벨, 라 쇼페, 델리리움, 구덴 카롤루스의 메인 맥주들은 안정적으로 쇼트없이 수입되어지는 편이나,

아무래도 Belgian IPA 브랜드들은 어쩌다가 한 번씩 수입되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맥주들은 들어왔을 때 경험해줘야 하는 맥주들이다. 막상 찾으면 없으니까.

 

벨기에 양조장이 만드는 Belgian IPA 는 제품에 따라 두 경향으로 나뉘어 질 수 있다.

기존 벨기에식 트리펠에 사용하는 홉을 더 강조하여 마치 슈퍼 필스너와 같은 홉 풍미와 쌉싸름을 보여주는 제품들과,

(De Ranke 양조장의 XX Bitter, XXX Bitter 쪽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존의 유럽 홉과 미국 시트러스계 홉을 조합하여 미국 크래프트 맥주스러운 홉 뉘앙스를 내는 쪽이다.

사실 현재는 미국 홉을 넣는 Belgian IPA 들이 훨씬 더 많아지는 추세이다.

 

오늘의 주인공 Chouffe IPA 또한 홈페이지에 어떤 홉을 사용했는지는 정보가 없지만 세 종류의 홉을 사용하며,

예전 Houblon Chouffe 시절의 자료를 찾아보면 미국의 토마호크, 아마릴로에 체코 사츠 를 쓴다 한다.

 

아마릴로는 Citrus 가 강조된 미국 홉, 토마호크는 Citrus 와 Earthy 가 공존, 

사츠는 완전 유럽 노블 홉이니 경향이 신-구세대 홉들이 적절히 섞여있는 모양새다. 

 

 

E202608031953415bcgp8272ta7v2tapo641vesgm352130.jpgE202608031953475bcgp8272ta7v2tapo641vesgm111433.jpg 

 

벨기에 양조장들의 Belgian IPA 의 경향에 비해,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의 Belgian IPA 는 홉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으로,

마치 West Coast IPA 에 쓰일 아메리칸 에일 효모를 벨기에 수도원 에일 효모로만 바꾼 레시피 같은 느낌이다.

 

2010년 전후로 미국에서는 Black IPA, Red IPA, Belgian IPA 와 같은 West Coast IPA 에서 변주를 준 IPA 들이 유행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맥주들 가운데 Belgian IPA 에 대한 인상이 깊었던 것이 사기적인 조합을 선제적으로 보여준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과일 맛으로 표현되는 효모 에스테르 + 홉의 과일 캐릭터는 시장에서 검증된 막강한 조합이다.

크래프트 맥주계에서 워낙 유명한 '호펜바이세' 는 독일 밀맥주 효모 + 홉의 캐릭터로 무장했으며,

2010년대 중반 이래로 미국 IPA 의 대세로 자리잡은 Hazy IPA 또한 효모 발효 에스테르 + 시트러스 홉의 시너지가 메인이다.

 

Hazy IPA 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이전에 그런 사기 조합을 먼저 보여준 맥주가 호펜바이세와 Belgian IPA 인 셈으로,

호펜바이세는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Belgian IPA 는 잊혀진 맥주처럼 되어가는 느낌이라 좀 아쉽다.

아무래도 벨기에 효모에서 나오는 에스테르는 강력해도 덩달아 출현하는 향신료/약품 같은 페놀 기운이 문제가 아닐까 본다.

 

 

E202608032003505bcgp8272ta7v2tapo641vesgm565531.jpg 

 

아무튼 다소 한물 간 Belgian IPA 이지만 독자적인 매력은 충분한 스타일이기에

직접 레시피를 제작할 수 있는 중급홈브루 수강한 학생 홈브루어들에게 Belgian IPA 의 경우의 수 몇 가지를 제공하고 싶다.

 

1. 임페리얼 필스너 + 벨지안 트리펠 조합의 클래식한 벨지안 IPA (XX Bitter 계열)

= 홉을 미국 쪽이나 시트러스 계통이 아닌 유럽 노블홉들 위주로 IBU 도 높이고 홉의 맛을 장식하는 컨셉

 

2. Chouffe IPA 나 Duvel Triple Hop 과 같은 적당히 미국홉을 노블홉과 섞은 타입

= 벨기에식 Belgian IPA

 

3. 미국 크래프트 맥주들이 선보였던 West Coast IPA 레시피에 효모만 벨지안 수도원 계통으로 대체

= 미국식 Belgian IPA

 

4. 스탠다드 Hazy IPA 레시피를 만든 후 효모를 Hazy IPA 쪽이 아닌 벨기에 수도원 효모로 발효 

= Belgian Hazy IPA

 

참고로 벨지안 IPA 는 트리펠 기반이라 8~9% 알코올 도수대가 정석적인데,

아메리칸 IPA 쪽의 6~7% 대로 만들던가, 페일 에일 수준의 5% 대도 가능은 하다.

 

맥주에서 꾸준한 영감을 얻고 싶다면 계속해서 다양하게 마셔보는 것이 장땡이다.

초보때야 자기의 주관이 옅으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유행하는 것들 위주로 마시겠고,

 

맥주를 편식하고 편견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 물들면 Chouffe IPA 같은 제품들을 보고 

틀딱 맥주니 애매한 맥주니 이런 뚱딴지 같은 소리나 하고 등한시한다.

자고로 맥주는 그 컨셉과 의도를 이해하며 마시면 더 재미있어지는 법이다.

 

마시는 범위가 좁아서 권태기가 온 것 같다면 이런 타입들 마셔봐라. 새롭게 개안이 될 수도 있느니라.

 

 

 

- 시음기 링크 -

듀벨 트리플 홉

후블론 쇼페

델리리움 아르겐툼

구덴 카롤루스 홉신유어

생 푀이엔 벨지안 코스트 IPA

XX Bitter

XXX Bitter

 

스톤 캘리-벨지크 IPA

그린 플래쉬 르 프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