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의 맥주 SSUL] No.006 맥주도 가을 타나봐 - 맥주 매니아에게 가을이면 생각나는 맥주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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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맥주가 어울리는 계절은?' 이라는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여름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대중들이 주로 소비하는 기본재 가벼운 라거들은 청량함과 시원함, 깔끔함으로 무장한 맥주들이고

무더위의 갈증해소에 좋기에, 여름은 부정할 수 없는 맥주의 성수기이기도 합니다.

 

대기업 양조장의 가벼운 라거 맥주 위주로 소비하는, 맥주라는 컨텐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은 그럴테지만,

맥주에 평소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계절마다 어울리는 맥주스타일들이 있음을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맥주와 계절성이라는 주제이며 처음 다뤄 볼 계절은 곧 다가올 '가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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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중간에 있는 계절이다 보니, 가을이라는 계절의 이미지 컬러와 마찬가지로 

가을 하면 생각나는 맥주들의 컬러 또한 붉은 계통 ~ 갈색 계통의 맥주들이 많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에일은 묵직하고 라거는 청량하니 가을이나 겨울에는 어울리는 라거가 없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라거의 이미지가 연함-가벼움-청량함에 함몰되어 편이라 그렇지, 실제로 맥주의 계절성은 라거와 에일을 따지지는 않습니다.

 

입에 닿는 질감이나 무게감, 알코올 도수 등은 여름보다는 무겁게, 겨울 보다는 가볍게 세팅 된 맥주들이 가을 맥주에 많으며,

풍미는 [하얀 도화지 같은 깔끔한 여름 맥주 ↔ 진득하게 달큰한 겨울 맥주] 의 중간 풍미인 고소함-달콤함을 강조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맥주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맥주 스타일들을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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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옥토버페스트비어 메르첸 라거(Oktoberfestbier Märzen Lager)

 

세계 3대 축제로도 유명한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는 200년이 넘는 역사의 축제로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진행됩니다.

뮌헨의 평지에 맥주 양조장들이 거대한 텐트나 건물을 세운 뒤, 그 안에 있는 넓은 홀에 앉아 흥겹게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입니다.

 

이 때에 맞춰서 독일 맥주 양조장들이 선보이는 맥주가 바로 '옥토버페스트비어(Oktoberfestbier)' 이며,

상단의 왼쪽 이미지처럼 옛 고전적인 옥토버페스트비어들은 붉은색을 띄는 맥주들입니다.

 

독일 사람들이 평상시에 즐기던 필스너 등의 금색 라거들에 비해 알코올 도수도 1~2% 가량 높으며,

붉은색 맥아에서 나오는 달큰한 카라멜이나 구워진 빵과 같은 맛, 향상된 무게감이 특징인 라거 맥주입니다.

 

이름 그대로 가을에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축제의 옥토버페스트비어라 가을에 어울리게 설계된 라거이지만,

현대에 들어서 필스너나 라이트 라거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한 달큰함과 고소함을 경감시킨 금색 옥토버페스트비어도 나옵니다.

 

양조장의 출신지나 경향에 따라 Oktoberfestbier 라고 부르거나 Festbier 라고도 부르며, 

메르첸(Märzen) 또한 같은 타입의 맥주를 지칭하는 용어로 맥주계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독일이 원조인 맥주 스타일이기는 하나, 독일이 아니더라도 해당 문화와 계절성을 익히 알고 있는 

다른 지역의 양조장들도 서늘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만 되면 옥토버페스트 라거들을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수제맥주 양조장들도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많은 양조장들이 옥토버페스트 라거를 출시한 이력이 있고,

지금으로부터 약 2주 후인 9월 초만 되면 양조장들의 옥토버페스트 라거 출시 소식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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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펌킨 에일(Pumpkin Ale)

 

한국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서양의 기념일인 10월 말 할로윈데이의 상징은 호박(Pumpkin)입니다.

 

이 시기에 북미지역 사람들은 펌킨 파이라 불리는 주황빛 달큰한 호박 퓌레에 시나몬/넛맥 등을 섞은 디저트를 먹는데,

미국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펌킨 파이 풍미를 맥주로 실현한 시즌 제품이 '펌킨 에일(Pumpkin Ale)' 입니다.

 

할로윈데이 시즌을 앞두고 출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빠르면 9월 말부터 출시되는 맥주이며,

알코올 도수는 6% 대가 평균이고, 중간 바디감, 펌킨 파이와 같이 주황색 ~ 붉은색을 발합니다.

 

쓴 맛과는 거리가 멀고 적당히 달큰한 맥아+호박 맛을 가졌지만, 시나몬과 넛맥에서 오는 알싸한 향이 강합니다.

펌킨 파이 및 펌킨 에일이 생소한 한국사람들에게는 이질적인 맛이라 입맛에 맞다는 사람들을 많이 보진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던 분들은 해당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기에, 펌킨과 관련된 맥주를 경험해 봤을 가능성이 있고,

미국 수제맥주 문화에 영향을 받은 타 지역의 맥주 양조장들은 가을시즌에 펌킨 에일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양조장으로는 고양시의 플레이그라운드 양조장이 대표적으로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가을에는 펌킨 에일을 내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북미 생활에서 접했던 펌킨 에일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플레이그라운드 양조장을 찾아가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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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라운 에일(Brown Ale)

 

브라운 에일은 영국의 전통 에일 맥주 스타일로, 이름처럼 갈색을 띄는 맥아적인 속성이 다분한 맥주입니다.

전형적인 흑맥주들처럼 탄 풍미나 쓴 풍미가 나타나지 않으며, 붉은 맥주 계통의 카라멜보다는 더 고소한 느낌이 있습니다.

 

브라운 에일에는 보통 토스티드(Toasted) 맥아류가 많이 사용되는 편으로, 이는 탄 맛이나 쓴 맛이 아닌 

견과-비스킷-토스트-은은한 커피 등등의 풍미를 자아내는 맥아로, 사용된 맥주에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종종 브라운 에일류를 마시면 어떤 이들은 빵을 막 구워낸 따뜻한 향기가 있는 베이커리에 입장한 기분 같다고 합니다. 

참고로 단 맛이 많이 나는 맥아와 혼용하면 달고 고소한 브라운 에일을, 그렇지 않으면 깔끔하고 고소한 브라운 에일이 됩니다.

 

따라서 맥주 세계에서는 해당 속성이 많이 발현된 브라운 에일에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으니 바로 Nut 입니다.

매우 많은 양조장들에서 자사 맥주 네이밍에 Nut Brown Ale 을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있으며,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 + 고소한 견과류와 은은한 커피 같은 느낌 등으로 인해 가을에 어울리는 맥주로 인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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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비스트 맥주(Harvest Beer)

 

수확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하비스트(Harvest)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에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1980년대 영국의 한 양조장에서 시작된 Harvest Ale 은 보리와 홉의 수확을 기념하기 위한 컨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1990년대 미국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마케팅 용어로의 목적이든, 정말로 그 해 수확한 홉을 사용한 맥주를 만들든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현재 수제맥주 시장에서는 가을이 되면 많은 맥주들이 Harvest 라는 시즌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맥주의 기본 재료 중에 하나인 홉(Hop)은 북반구 기준으로 7월 말부터 약 2달이 수확 시기입니다.

마치 햅쌀밥과 같은 개념으로 수제맥주 양조장들은 그 해 수확한 홉들로 IPA 를 비롯한 Harvest Ale 을 양조합니다.

 

에일 맥주 기준으로 발효 1-2주, 숙성기간은 양조장마다 다르겠지만 평균 한 달이라고 잡았을 때,

7월~9월에 수확한 홉으로 만든 Harvest Ale 이 출시되는 시기는 가을 시즌이 되고 맙니다.

가을의 이미지가 풍요의 계절이라는 느낌도 통하기에 Harvest 컨셉의 맥주들은 가을 하면 떠오르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TMI 로 미국 양조장이 만든 Harvest Ale 은 미국 시장에서 가을에 출시되겠지만, 해당 제품을 대한민국으로 수입하면

운송 및 통관 등등의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수입 Harvest Ale 이 국내에 출시되는 시기는 보통 겨울이었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수제맥주 양조장이 Harvest Ale 컨셉으로 맥주를 만든다면 바로 가을에 즐길 수는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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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맥주 스타일들은 더 많이 존재합니다. 

비엔나 라거, 아메리칸 엠버, 아이리쉬 레드, 로겐비어 등등이 해당하겠지만,

모두를 다 소개할 수는 없으니 글은 여기서 이만 줄이려 합니다.

 

한국맥주교육원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가을-겨울 맥주 시음회' 라는 테마로 1-Day 클래스를 열었습니다.

맥주에 여름 이미지만 투영하는 사람들에게 가을 및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들을 소개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도, 문득 올해에는 가을-겨울 맥주 시음회 테마를 가을에 많이 요청이 들어오는

기업 강의 1-Day 시음 클래스 테마로 9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해 보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비롯하였습니다.

 

워크샵, 문화-교양강의, 사내 동호회 등등 어떠한 형태로든 가을에 어울리는 맥주 문화를 파악하게 되면,

맥주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내려 놓으면서, 더 폭 넓게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아 나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나중에 다른 에피소드의 글로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들' 이라는 주제를 다뤄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