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 생성한 이미지)
다음 주 수요일부터 10월 3일 까지 독일 뮌헨에서는 세계 3대 축제로도 꼽히는 '옥토버페스트' 맥주 축제가 열립니다.
1810년 독일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의 결혼식 행사로 시작되어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축제로,
참고로 'Oktoberfest' 라는 명칭은 무단 도용과 유사 행사를 막기위해 유럽연합에 상표가 등록되어 있어
오직 독일 뮌헨시에서 개최되는 가을 맥주 축제에만 Oktoberfest 풀 네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도 뮌헨이 아닌 다른 지역에도 맥주 축제는 많고, 뮌헨과 비슷한 형식은 많지만 Oktoberfest 라 못하기에
Volksfest (시민 축제)라던가, 그냥 Fest (축제)라고 부르기도 하나, 사람들에게 그 이름과 존재가 잘 알려지진 않은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뮌헨 Oktoberfest 의 가을 축제에는 독일의 범용적인 맥주인 필스너 라거나 바이젠 같은 밀맥주도 제공되나,
축제의 주인공 맥주라고 할 수 있는 Oktoberfestbier 가 출시되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띄어쓰기 없는 풀네임인
Oktoberfestbier 또한 뮌헨 맥주 축제의 호스트가 되는 6개의 양조장들이 만드는 맥주에만 허용되는 명칭입니다.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뮌헨 출신 양조장 여섯 곳이 주최가 되어 뮌헨의 넓은 평원에 빅텐트나 건물을 세워 맥주 홀을 만드는데,
뮌헨 옥토버페스트의 호스트가 되는 여섯 양조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울라너(Paulaner)
호프브로이(Hofbräu)
슈파텐(Spaten)
뢰벤브로이(Löwenbräu)
하커-프쇼르(Hacker-Pschorr)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특수재 수제 맥주 쪽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아우구스티너나 하커-프쇼르 정도만 빼면 나머지는 들어봤을 양조장일 겁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으로,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도 가을 맥주 축제에 맞춘 맥주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뮌헨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맥주에 'Oktoberfestbier' 라는 수식어를 적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마치 옛날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왕의 이름을 피휘하듯이 다른 명칭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네이밍도 정말 각양각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의미는 통하나 헷갈릴 수 있지요.
Festbier
Oktober-Festbier/Festbeer (가운데 -를 넣음)
Oktober Fest (중간에 띄어쓰기 및 Bier 를 안 넣음)
Octoberfest (영어권에서 10월을 독어 아닌 영단어로)
Märzen (옥토버페스트비어를 부르는 다른 스타일 명칭이기에 자주 쓰임)
Fest Märzen
Festweisse (해당 양조장이 밀맥주 양조장인데, 옥토버페스트 시즌 밀맥주를 만들 때)
Wiesn 혹은 Wiesnbier (축제맥주라는 현지 구어체-대중표현. 역시 상표권 피해 표현할 때 사용, 밝은 맥주 위주)
찾아보면 토시 하나 다르게 해서 나오는 것들이 더 있겠지만 여기까지만 언급하는 것으로 하고,
참고로 국내에도 수입되어 들어오는 독일 맥주 브랜드인 Erdinger , Weihenstephaner, Ayinger 등은
뮌헨 근교에 있는 다른 도시나 마을에 소재한 양조장입니다. [순서대로 Erding, Freising, Aying]
뮌헨을 서울이라고 치면 떨어진 거리나 방향으로 보면, 먼저 Erding 은 구리나 남양주,
Freising 은 의정부나 양주시, Aying 은 안양이나 군포 쯤 위치라고 대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누군가는 "그냥 뮌헨에 옥토버페스트에 껴주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해당 양조장들은 각자의 마을에서 맥주 축제(Fest)를 할 거고 Festbier 를 출시합니다.

(AI 로 생성한 이미지)
본래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비롯한 바이에른 지역에서는 왼쪽 이미지와 같은 붉은 호박(Amber)색의
메르첸(Märzen)으로 불리는 맥주가 과거부터 가을축제맥주로 여겨져 왔습니다.
메르첸 맥주에 사용되는 붉은 색을 자아내는 맥아는 보통 카라멜과 같은 단 맛이나 고소한 비스킷, 식빵 풍미를 부여하기에,
여름에 어울릴 가볍고 청량한 황금빛 라거와는 대비되는 확실한 가을 축제라거의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뮌헨의 파울라너(Paulaner) 양조장이 기존 클래식한 붉은 메르첸 라거를 개량하여
단맛이나 고소함에 물리지 않고 축제에서 더 쭉쭉 들이킬 수 있는 가볍고 청량한 금색 라거를 선보였습니다.
사실상 옥토버페스트비어를 필스너나 뮌헨식 금색 라거인 헬레스 라거처럼 더 편하게 만든 것인데,
그래도 알코올 도수가 4% 후반 대인 필스너나 헬레스와의 차별되는 부분은 있어야 하니,
금색으로 개량된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알코올 도수는 그들보다 1~2도 높은 6% 초반 수준은 유지하였습니다.
금색 옥토버페스트비어는 기존의 붉은색 맥주를 제치고 많은 인기를 구가하여 축제의 중심맥주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뮌헨의 양조장들은 개량된 금색 옥토버페스트비어와 붉은 옥토버페스트비어를 동시에 출시하기도,
혹은 금색 옥토버페스트비어만 내놓는 곳들도 있습니다.
먼저 호프브로이(Hofbräu)의 옥토버페스트비어의 이미지를 보면 밝은 옥토버페스트비어를,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또한 밝은 색의 옥토버페스트비어만 일단 확인되며,
뢰벤브로이(Löwenbräu)는 완전 밝은 금색보다는 Deep Gold 에 가까운 옥토버페스트비어를

반면, 하커-프쇼르(Hacker-Pschorr)는 붉은색 타입의 옥토버페스트비어와(Oktoberfest Märzen)
잔에 따른 사진에는 없지만 Superior Festbier 라는 금색의 옥토버페스트비어도 만듭니다.
슈파텐(Spaten)은 밝은 것과 붉은 것을 동시에 취급하며, 붉은 것은 Oktoberfest Ur-Märzen 이라 부르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파울라너(Paulaner) 또한 두 타입을 같이 취급하고 있으며 붉은 것은 Oktoberfest Märzen 입니다.
슈파텐,하커-프쇼르,파울라너의 네이밍 공통점을 보면 알겠지만 붉은 제품에는 Märzen 이 포함됩니다.
참고로 뮌헨 여섯 양조장의 옥토버페스트맥주들 가운데 2026년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브랜드는 파울라너 뿐이며,
그 수입되는 옥토버페스트비어도 오른쪽의 밝은 색의 Oktoberfest Bier 제품만 들어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맥주의 스타일을 공부할 때 많이 참고하는 Beer Style Guideline 으로 대표적인 것이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BJCP 이며 다른 하나는 Brewer Associtaion Guideline 으로, 둘 다 미국에 소재한 협회가 제작한 것입니다.
BJCP 2021 버전은 독일 옥토버페스트비어 스타일을 두 타입으로 나누었는데, Märzen 과 Festbier 로 구분했으며,
Märzen 은 대분류가 Amber Malty European Lager 로 분류되어있으며,
Festbier 는 Pale Malty European Lager 로 되어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Brewer Associtaion Guideline 2026년 버전도 두 타입으로 나누었는데,
German-Style Märzen 과 German-Style Oktoberfest/Festbier 로 나누었습니다.
아무튼 두 스타일 가이드라인 모두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Märzen = 붉은색,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제품, 달고 고소하며 진득함. 뮌헨 것이든 아니든 관계 없음
Festbier = 밝은색, 현대적인 옥토버페스트비어, 가볍고 청량하며 시음성 좋음. 뮌헨 것이든 아니든 관계 없음
즉, 뮌헨의 Oktoberfestbier 만드는 여섯 양조장이 모두 금색 라거는 취급하고 있는데,
해당 맥주들은 스타일 분류 상 Festbier 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마치 옛날 통닭(Märzen)과 크리스피치킨(Festbier) 의 구분처럼,
맥주 스타일을 학습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석' 적인 독일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분류입니다.
하지만 오늘 글을 작성한 목적은 이런 정석적인 스타일 분류로만 정리 될 수 없는 상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독일의 양조장들이 Oktoberfest Märzen 에 가깝게 만들어 놓고, Oktober 빼고 Festbier 라 부르는 경우
Festbier 를 Märzen 과 대비되는 밝은 금색 라거 맥주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당황하는 지점입니다.
물론 '정석' 처럼 밝은 색을 띄는 Festbier 들이 더 많이 발견되긴 하지만,
위의 사진의 사례들처럼 모든 독일 양조장의 Festbier 들이 밝은 금색을 띄는 것은 아닙니다.
그나마 친절한 제품들은 메르첸(Märzen)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마시기 전에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게 해줍니다.
앞서 보았던 Ayinger 양조장의 Fest-Märzen 은 붉은 빛을 띄는 맥주로, 이것이 꽤 친절한 이름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Festbier 의 용례가 상표권으로 인해 Oktoberfestbier 라고 적지 못하는 양조장들이,
뮌헨 출신 ↔ 뮌헨 출신이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용도 정도로만 쓰이는 사례입니다.
즉, Festbier 의 맥주 스타일적인 구분과 지역적인 구분이 혼재하며 생기는 상황입니다.
이게 뫼비우스의 띠처럼 사고 과정을 펼치다 보면 많은 혼란과 혼선이 빚어지게 되는데, 숫자 순서대로 보면
1. Oktoberfestbier 는 독일 뮌헨의 양조장의 상표에만 사용하는 이름이래.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Festbier 라고도 부른다네.
2. 근데 뮌헨의 밝은 금색 Oktoberfestbier 는 스타일 분류로는 Festbier 에 포함 됨.
3. 반면 Oktoberfest Märzen 은 전통적인 붉은색 옥토버페스트비어를 뜻한다고 해.
4. 어? 근데 내가 마신 독일 Festbier 는 붉은 색을 띄던데, 이건 Festbier 가 아닌 Märzen 인 건가?
5. 그런데 사람들은 Oktoberfest 맥주를 Märzen 스타일이라고도 부르던데.. 이건 또 뭐지? ← 여기가 포인트!
6. 아니야 Oktoberfestbier 는 뮌헨 축제의 여섯 양조장의 맥주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야...
(이것을 적고 있는 나도 머리가 아픕니다... 실제 학생과 비슷하게 겪었던 사례입니다)
2. 독일이 아닌 해외 양조장들이 독일식 옥토버페스트 맥주를 만드는 경우
이미 다양한 맥주를 학습하고 맥주 양조장을 설립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독일 옥토버페스트 맥주 문화를 알기에,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등등의 수 많은 양조장들에서 가을이 오면 자체적인 옥토버페스트 맥주를 내놓고 있습니다.
양조장 창업자나 양조가가 맥주 문화와 스타일에 진짜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면,
오늘 이야기한 Märzen 과 Festbier 의 '정석' 적 구분을 본인이 공부하던 시절에 다 깨우쳤겠지만,
막상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서 대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려다 보니, 대중 입장에서는 Märzen 이니 Wiezn 이니 어렵습니다.
그래도 세계 3대 축제로 유명한 Oktoberfest 맥주 축제는 대중들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 상당수의 제품들이
별다른 수식어 없이 Oktoberfest 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 크래프트 맥주 세계에서 유명한 양조장들인
'파이어스톤 워커' 와 '사무엘 아담스' 의 Oktoberfest 맥주의 방향이 잔에 따르면 보이지만, 라벨만 본 상황에선 모른다는 거죠.
차라리 맨 오른쪽 제품인 Enegren Oktoberfest 처럼 전면 라벨 끝에 Märzen 이라는 힌트라도 주면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겠지요.
오늘 글을 작성하게 된 경위도, 최근 어떤 한맥원 수강생이 금색의 Paulaner Oktoberfestbier 를 마시고,
자신이 생각한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이미지는 이런 금색 맥주가 아니었다는 감상을 저에게 전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거의 매년 가을 국내에 Paulaner Oktoberfestbier 는 수입되고 있는 상황으로,
위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매년 나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즉, 상상하던 옥토버페스트비어의 이미지가 Märzen 에 꽂혀있는 사람들이 말하길
마셔보니 도수 높은 카스 같더라, 헬레스랑 별 차이 못 느끼겠더라 등등의 소감을 쏟아내곤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바로 위 2번의 사례처럼 미국에서 만들어진 Oktoberfest 맥주를 마셨는데 붉지 않다고 툴툴대던 사람들,
심지어 저 또한 한맥원 학생들이나 효모사피엔스 바틀샵 시절 손님들에게 미국 Oktoberfest 를 시음시켜주며 or 추천해주며
"가을식 라거라 일반 맥주들보다 붉고 달고 고소해요" 라고 말했지만 막상 따보니 금색인 경우도 있어 민망했던 상황도 있었죠.
그래서 제 스스로 내린 결론은 오늘 글의 제목과 같습니다.
처음 본 제품 라벨에서 Märzen 이나 Amber, Red 와 같은 단서가 될 만한 문구 등이 발견되지 않으면,
해당 옥토버페스트 맥주가 어떤 타입인지 맥주 잔에 따르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것을.
하지만 여기서 더 골 때리는 상황은 아주 가끔 있는 일인데,
Märzen 이라고 이름 붙은 녀석이 금색 계통의 색을 띌 때는 답이 없습니다.
그럴 땐 맥주 이름을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하여 미리 색상을 확인하는 것 밖에는..